‘국민주’로 불리는 삼성전자의 주가가 요동치며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12일에는 주가가 6만원 선까지 떨어지면서 6월 말 481조원 수준이던 시가총액이 411조원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반도체주의 부진은 최근 다시 점화되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고점론’의 영향이 크다.

올해 초만 하더라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전망은 장밋빛이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정보기술(IT) 기기의 수요 증가와 아마존, 구글 등 북미 주요 IT 업체들의 데이터 서버 인프라 확충 수요에 따라 D램 수요가 견조하게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초호황기를 뜻하는 ‘메모리 슈퍼사이클’이 내년 이후까지 이어질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그러나 최근 증권가와 시장조사기관을 중심으로는 다시 비관론이 우세해지는 분위기다. 연이어 상승하던 D램 가격이 보합세로 돌아섰고, 4분기부터는 조정을 받을 것이란 예상도 있다. 이처럼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고점에 도달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내년 D램 가격이 최대 20%까지 떨어질 것이란 전망까지 제기되는 형국이다. D램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전 세계 시장에서 70% 이상 점유율을 확보한 주요 시장이다.

과거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가격 상승 주기가 약 2년간 이어지는 양상을 보였다. 가정에 PC가 보급되기 시작한 1990년대 중반과 초고속 인터넷 시대가 열린 2000년대 중반, 스마트폰이 대중화된 2010년대 초반 그리고 2017년부터 이어진 메모리 반도체 슈퍼사이클 등이 대표적이다. 슈퍼사이클이 정점을 찍었던 2018년 당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영업이익 44조5700억원, 20조8437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두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 1년이 채 되지 않는 기간 만에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보합세로 돌아서면서 역대 최단 기간 슈퍼사이클이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미 7월 이후 D램을 비롯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상승을 멈추고 보합세를 이어가고 있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달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의 9월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4.1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월 대비 7.89% 급등한 7월 이후 2개월 연속 같은 가격이다. 또 다른 메모리 반도체인 낸드플래시도 가격 변동이 없는 보합을 기록했다. 메모리카드·USB향 낸드 범용제품(128Gb) 고정거래가격은 지난 7월 5.48% 상승하며 4.81달러를 기록한 이후 8월과 9월 보합세로 돌아섰다.